음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군막을 나갔다. 그의 ㄱ검빛경마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젊은 무장의 눈에서 눈물이 다시 흘러 내렸 다. 붉게 물든 눈물이. ㄱ검빛경마 그것은 젊은 무장이 피눈물이었다. ㄱ검빛경마 그가 스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선인이든 신선이든 두 번 다시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ㄱ검빛경마 겁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장군의 이름에 영혼을 걸고 맹세하겠습니 다." ㄱ검빛경마 젊은 무장은 스스로 귀신이 될 것을 맹세했다. 그리고 전장에서 홀 연히 사라졌다. ㄱ검빛경마 그날은 백제 최후의 날이었다. 계백이 이끄는 오천 결사대는 김유신이 이끄는 신라의 오만 대군을 ㄱ검빛경마 맞아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황산벌에서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역사 어디에도 계백의 곁에서 평생을 지켜 온 젊은 무장의 존재는 기 ㄱ검빛경마 록되지 않았다. ㄱ검빛경마 <6권으로 이어집니다> 전왕전기(戰王傳記) 6권 ㄱ검빛경마 절곡혈투(絶谷血鬪) ㄱ검빛경마 제1장 물 밑에서...... ㄱ검빛경마 생각보다 철무련은 조용했다. 단사유의 손에 죽은 자는 다름 아닌 아홉 명의 절대강자 중 한 명인 ㄱ검빛경마 일지관천 원무외의 직전제자 투귀 한구유였다. 스승의 후광은 차치하 더라도 투귀라는 별호가 강호에 미치는 비중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 ㄱ검빛경마 다. 더구나 그는 오룡맹주의 아들인 황보운천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은 고수 원칙대로 하자면 투귀를 죽인 단사유는 오룡맹의 법도에 따라 처 ㄱ검빛경마 벌을 받아야 했다. ㄱ검빛경마 그러나 오룡맹에서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것은 철무련의 젊 은 무인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는 어떤 말 때문이었다. ㄱ검빛경마 무인은 입이 아니라 몸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ㄱ검빛경마 전왕 단사유와 투귀 한구유 사이에서 오간 대화였다. 당시 그들의 싸움을 두 눈을 목도한 무인들의 뇌리에는 두 사람의 대화가 굉장히 ㄱ검빛경마 인상 깊게 각인된 모양이었다. 덕분에 두 사람의 대결은 공정했다고 너도 나도 공증했고 무인들은 친구들이나 다른 무인들과의 대화에서 ㄱ검빛경마 그때의 결투에 관해 침을 튀기며 설명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날의 결 투는 철무련의 젊은 무인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 가고 있는 중이었다. ㄱ검빛경마 표면적으로는 그 어떤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식견이 있 ㄱ검빛경마 는 자들은 철무련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젊은 무인들에게 무언가 조용 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정확히 어 ㄱ검빛경마 떤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형식으 로 철무련에 영향을 끼칠지도. ㄱ검빛경마 모든 것이 불확실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ㄱ검빛경마 철무련이라는 연못에 단사유라는 돌멩이가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단 사유로부터 시작된 파장이 연못 전체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ㄱ검빛경마 파장이 단지 연못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만으로 끝날지 아니면 연못 전체를 집어삼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었다. ㄱ검빛경마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을 흙탕물로 만들고 있습니다. 흙탕물이 더 퍼지기 전에 미꾸라지를 처리해야 합니다." ㄱ검빛경마 검은 무복을 입은 남자가 무릎을 꿇은 채 황보군악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황보군악은 등을 돌리고 화초를 가꾸는 데만 온 신경 ㄱ검빛경마 을 기울이고 있었다. ㄱ검빛경마 검은 무복의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말이 없다는 것은 그의 주군이 그만큼 심기가 불편한 상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ㄱ검빛경마 투둑! 멀쩡한 가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적어도 검은 무복의 남자에게는 그 ㄱ검빛경마 렇게 보였다. 그러나 떨어진 가지를 바라보는 황보군악의 입가에는 미 소가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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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죽으십시오. "뭐?" ㄱ검빛경마 퍼엉! ㄱ검빛경마 순간 남자의 목의 경동맥이 터지면서 핏줄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남 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ㄱ검빛경마 단사유는 이번엔 다른 경비 무인을 붙잡고 물었다. "그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ㄱ검빛경마 "나 나는 모른... 켁!" ㄱ검빛경마 콰드득! 순식간에 남자의 목이 돌아가며 숨이 끊어졌다. 혀가 삐져나오고 흰 ㄱ검빛경마 자가 드러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심이 들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ㄱ검빛경마 "다음." "그 그들은 복도 맨 끝 방에 있습니다." ㄱ검빛경마 단사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에게 지목된 자가 급히 입을 열 ㄱ검빛경마 었다.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절로 목덜미가 터져 나가고 목이 뒤틀려 숨이 끊어지는 광경은 숨이 넘어갈 듯한 공포로 그에게 다가왔다. 우 ㄱ검빛경마 물쭈물 망설이다가는 그 역시 동료들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 그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아니 최소한 단사유 같은 ㄱ검빛경마 자에게 허망하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ㄱ검빛경마 "그 말이 당신의 목숨을 살렸군요." 단사유는 다시 그의 아혈을 제압한 뒤 그가 지목한 곳을 향해 걸음 ㄱ검빛경마 을 옮겼다. "휴우∼!" ㄱ검빛경마 그제야 입을 연 무인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떠올랐다. 어느새 그 의 바짓단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하나 아무래도 좋았다. 자신은 살 ㄱ검빛경마 았으니까. ㄱ검빛경마 "끄으으..." "으음!" ㄱ검빛경마 철문 뒤 밀실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미 생명력이 거 의 빠져나가 미약하게 흘러나오는 신음들. ㄱ검빛경마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었다. 그들의 신음 소리가 그것을 증명 해 주고 있었다. ㄱ검빛경마 단사유의 얼굴은 한없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맨 마지막 ㄱ검빛경마 방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콰드드득! ㄱ검빛경마 그가 손을 대자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두터운 철문이 종잇장처럼 우 그러들었다. ㄱ검빛경마 * * * ㄱ검빛경마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ㄱ검빛경마 마치 사육장에 갇힌 짐승들처럼 한데 모여 웅크리고 앉아 있던 사람 들 오녕성에서 사람들의 선망의 시선을 받으며 표사 생활을 하던 그들 ㄱ검빛경마 이 상처 입은 짐승처럼 서글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노 서글픔 절망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눈에 담긴 사람에 대한 ㄱ검빛경마 불신의 빛이 단사유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ㄱ검빛경마 "막... 대협 계십니까?" 단사유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하나 그들 중 누구도 대답하는 사 ㄱ검빛경마 람은 없었다. 대신 그들은 더욱 경계의 빛을 하고 단사유를 노려봤다. 어둠에 익숙해진 그들의 눈에서는 단사유의 등 뒤에서 흘러 들어오는 ㄱ검빛경마 미약한 빛에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때문에 그들은 단사유의 모습조차 제대로 식별해 내지 못했다. ㄱ검빛경마 단사유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ㄱ검빛경마 헤어진 지 불과 두세 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이들의 처 첨한 모습은 무어란 말인가?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들 ㄱ검빛경마 이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단사유는 이들을 가둔 황보군악에게 지독한 분노와 살의를 느꼈다. ㄱ검빛경마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ㄱ검빛경마 "막준후 대협 계십니까?" "누구요? 또 누굴 잡아가려고 온 것이오?" ㄱ검빛경마 사람들 속에서 장발을 풀어헤친 남자가 탁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 했다. 단사유는 그가 막고여의 동새인 막준후임을 알아차렸다. ㄱ검빛경마 "저 못 알아보겠습니까? 막 대협 일행과 모용세가까지 동행했던 단 ㄱ검빛경마 사유입니다." "단... 사유?" ㄱ검빛경마 막준후의 목소리가 절로 떨렸다. 그가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ㄱ검빛경마 "자네가 어... 찌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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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였다. 비록 지금은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낭중지추(囊 中之錐)라고 해서 뛰어난 존재는 언제고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었 ㄱ검빛경마 다. 허나 그렇게 알려지게 되면 투자를 하는데 비용이 든다. ㄱ검빛경마 이렇듯 초기에 친분만 확실히 쌓아둔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ㄱ검빛경마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지 내일 아침까지 뿐이었다. 그나마 도 저들이 돌아올지 말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 점이 못내 아쉬운 하 ㄱ검빛경마 만보였다. ㄱ검빛경마 "괜찮아! 만날 사람은 모두 만나게 된다니까. 분명 사유 오빠는 소호 를 찾아오게 될 거야." ㄱ검빛경마 생글거리는 소호의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분명 열두 살 어린 아이의 말이었지만 하만보는 그녀의 말이 현실로 ㄱ검빛경마 이루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ㄱ검빛경마 생글거리는 소호 그녀는 영락없는 여우였다. 하만보에게 단 하나밖 에 없는······. ㄱ검빛경마 "그래! 그를 기다려보자꾸나." "응!" ㄱ검빛경마 소호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 그대로 였다. ㄱ검빛경마 단사유와 한무백이 돌아온 것은 새벽이 다 되어서였다. 그들은 해가 ㄱ검빛경마 뜰 때까지 단 두시진 만을 잤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도저히 다음 날 피로가 풀리지 않겠지만 그들은 천포무장류를 익힌 사람들이었다. 당 ㄱ검빛경마 연히 운기 한번이면 간밤의 피로 따위는 씻은 듯 날아갔다. ㄱ검빛경마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 먼 길을 떠날 준 비를 했다. 준비라고 해봐야 겨우 세수하고 조그만 보따리를 챙기는 ㄱ검빛경마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게으름이란 그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 어였다. ㄱ검빛경마 한무백이 먼저 씻은 뒤 단사유가 얼굴을 씻었다. 간밤에 격렬했던 수 ㄱ검빛경마 련 덕분에 그의 얼굴은 먼지로 엉망이 된지 오래였다. 주막에 돌아와 서는 밀려오는 피곤에 제대로 씻지도 쓰러졌다. 때문에 찬물에 얼굴 ㄱ검빛경마 을 씻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ㄱ검빛경마 "후아!" 단사유가 개울에 박았던 머리를 들었다. 그러자 물기가 뚝뚝 떨어져 ㄱ검빛경마 내렸다. "오빠 여기." ㄱ검빛경마 "고맙다. 응?" ㄱ검빛경마 누군가 내미는 건포를 받던 단사유의 손이 허공에 딱 멈췄다. 싱글거 리는 얼굴로 건포를 내미는 소녀는 소호가 분명했다. ㄱ검빛경마 그녀가 말했다. "왜?" ㄱ검빛경마 "네···가 왜 여기 있는 거냐?" ㄱ검빛경마 "헤헤! 소호도 세수하러 왔지. 그런데 오빠가 먼저 씻고 있으니까 기 다리고 있었던 것뿐이야." ㄱ검빛경마 "그래!" ㄱ검빛경마 단사유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건네주는 건포를 받아 물기를 닦아냈다. ㄱ검빛경마 소호는 그런 단사유의 모습을 생글거리는 얼굴로 바라봤다. ㄱ검빛경마 '아무리 봐도 사유 오빠는 너무 잘생겼단 말이야.' 그녀의 앙큼한 속을 단사유가 어찌 알 수 있을까? 그녀는 누구보다 ㄱ검빛경마 여우같은 열두 살 소녀였다. ㄱ검빛경마 단사유가 물기를 닦을 동안 소호는 대충 고양이 세수로 얼굴을 닦고 단사유와 함께 주막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그녀는 무엇이 그 ㄱ검빛경마 리도 즐거운지 내내 싱글거리고 있었다. ㄱ검빛경마 주막에 돌아오자 이미 한무백과 하만보가 음식을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ㄱ검빛경마 "와! 무슨 음식을 이렇게 많이 시킨 거야?" ㄱ검빛경마 소호가 별일이라는 듯이 하만보에게 물었다. 그러자 하만보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ㄱ검빛경마 "어르신을 만난 기념으로 아침은 이 아비가 사는 거다. 비록 하룻밤 의 인연이었지만 나중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더냐?" ㄱ검빛경마 "응!" ㄱ검빛경마 소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ㄱ검빛경마 한무백이 소호를 보며 말했다. "소호는 분명 큰 상인이 될 것이다. 두 눈이 반듯하고 정기가 가득하 ㄱ검빛경마 니 총명할 것이고 이마가 환하고 빛이나니 재복이 들어올 것이요 입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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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는 사실이었다. 있는 그대로. ㄱ검빛경마 개방 후개 장현걸의 진면목이다. 그 제멋대로인 언변처럼 어떤 일에도 멈춰섬이 없을듯한 자유분방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ㄱ검빛경마 ㄱ검빛경마 사방신검의 이름이 강호에 알려지던 때를 기점으로 하여 잊혀졌던 신병이기들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명부마도 명왕지검이라는 흑암이 세상에 나왔고. ㄱ검빛경마 무적신병이라는 금마광륜이 출현하였으며. 사방신검 이외에 세외사신병(世外四神兵)이라는 기병(奇兵)들도 하나 씩 나타나게 된다. ㄱ검빛경마 제천검에서 양영귀까지. 사패시절의 전설적인 장인 도철이 제작하였던 일곱 기병의 전설들도 다시금 강호사를 장식하고 그의 유작이던 미완(未完)의 태검(太劍)이 파천(破天)의 의지 ㄱ검빛경마 위에서 천하를 내달린다. 병장기의 강철 날은 신기(神器)가 아닐지언정 제 주인의 신기(神技) 아래 그 이름을 빛내니 때는 영웅 속출의 난세라..... ㄱ검빛경마 화산에는 질풍검이 있고 무당에는 마검이 있으니 소림에는 신권이 있어 구파의 영명을 드높인다. 육가에는 잠룡인 파천과 오호도가 있고 낭인들에는 그들만의 왕이 있어 천지에 각자의 힘을 뽐내도다. 겁난의 시대에 장강에서 교룡이 승천하니 법술의 환신이 하늘을 날고 광륜의 주인이 지상을 배회하며 천룡의 ㄱ검빛경마 의지와 살문의 유업이 강호를 누빈다. 천하 열명의 제천이 도래하는 팔황에 맞서 십익의 날개를 드높이고....... ㄱ검빛경마 구주가 좁다한들 대지는 끝없이 펼쳤구나. ㄱ검빛경마 한백무림서 초안. 강호난세사 중에서. ㄱ검빛경마 ㄱ검빛경마 " 그냥 들어가는 건가요?" " 그렇소." ㄱ검빛경마 장현걸은 멈추지 않았다. 석가장 정문까지 이르니 거짓말처럼 대문이 열리며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인이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ㄱ검빛경마 " 화산과 개방의 분들이시지요? 오신다는 시간에 딱 맞추어 오셨군요." " 물론 그래야지요." ㄱ검빛경마 장현걸의 대답에 연선하와 매한옥이 서로를 돌아보며 놀라움의 눈빛을 교환했다. ' 이 남자.......!' ㄱ검빛경마 이 장현걸은 그저 거침없기만 한 자가 아니다. 미리부터 기별을 넣어두었다는 철저함도 돋보이는 일이었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예측력이라 할 수 있다. ㄱ검빛경마 정확한 시간. 화산파까지 석가장에 올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 놓은 것. ㄱ검빛경마 장현걸은 화산파 두 매화검수가 그의 제안에 응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 저는 석가장 총관 손진덕입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장주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ㄱ검빛경마 ' 총관이라.......예사롭지 않구나.' 장현걸에 대한 놀라움은 접어 두고 총관이라는 손진덕에게 시선을 준 연선하의 두 눈이 또 한번 이채를 띄었다. ㄱ검빛경마 상당하다? 아니다. 상당한 정도가 아니라 뛰어나다. ㄱ검빛경마 절정 고수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자. 이만한 인물이 이런 곳에 있다니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 요새(要塞)다. 건물의 배치가 특별해. 바깥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르다. 쉽게 침입해 올 수 있는 장원이 아니야.' ㄱ검빛경마 주변을 둘러본 연선하는 절로 들어오는 건물들의 구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무림 세가의 그것이나 다름없다. ㄱ검빛경마 곳곳에 기관진식(機關陣式)이 위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 형세 틀림없이 그 정도는 갖추어져 있으리라. 그렇지 않고서야 이만큼 짜임새 있는 양식을 보일 리가 없었다. ' 보검과 보도를 수집하는 재력가라고 했지만 이런 정도인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런 것은 재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무파(武派) 하나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구나.' ㄱ검빛경마 저절로 드는 경각심이다. 무림맹에서 청룡검 회수임무를 받을 때를 떠올렸다. ㄱ검빛경마 " 매화검수 연선하. 보무제자 청풍과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더니." ㄱ검빛경마 장문인. 천검진인이 직접 발한 말이다. 마치 일거수 일투족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듯한 어조였다. ㄱ검빛경마 " 뛰어난 재능이 있는 제자라 관심을 가졌을 뿐입니다."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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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겐 미처 여유가 없어 보였다. ㄱ검빛경마 매화검수 하운. 뛰쳐 든 세 명의 철기맹 문도들을 맞이하여 검공을 전개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ㄱ검빛경마 ‘위험하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다가오는 이는 이들 철기맹 문도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시무시한 기세.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ㄱ검빛경마 “조심! 방어를!” 어쩔 수 없이 발한 외침이다. 싸움의 와중에서도 느껴지는 누군가의 눈초리. ㄱ검빛경마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분간하라는 눈빛이다. 이 척후의 지휘자는 어디까지나 하운이니 청풍이 나설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어쩔 수 없어.’ ㄱ검빛경마 다른 이들이 어떤 생각을 품었든 상관 없다. 급하기만 한 청풍의 마음. 백호검 검자루를 꽉 쥐고는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ㄱ검빛경마 “이쪽으로! 시야를 확보하고 습격을 대비해야 합니다!” 청풍의 낭랑한 경호성. ㄱ검빛경마 막 철기맹 문도들을 쓰러뜨린 하운이 청풍을 돌아본다. 일개 보무제자이니 주제넘은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일지. 그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질책하는 한마디를 던졌다. ㄱ검빛경마 “조용! 경동할 때가 아니다!” 청풍과 하운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쳐 불꽃을 튀었다. ㄱ검빛경마 먼저 고개를 돌린 것은 청풍. 하운의 시선을 피한 것이 아니다. 다급함이 극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왔다.......!’ ㄱ검빛경마 촤아악! 풀숲을 가르며 나타난 자. ㄱ검빛경마 청풍이 바라본 방향. 강맹한 검격이 잔인하고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ㄱ검빛경마 “흡!”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 ㄱ검빛경마 치잉! 카가각! 귀신처럼 다가드는 그 신형에 화산 제자가 뒤로 물러난다. 선연한 핏물이 하늘로 튀어 오르고 휘청거리는 화산제자. ㄱ검빛경마 스각! 퍼벅! 검광이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가슴을 꿰뚫으며 빠져나갔다. ㄱ검빛경마 털썩. 쓰러지는 화산 제자의 몸 위 이제 망자(亡者)가 되어 버린 그 시체를 오연하게 내려다보는 사람이 있다. ㄱ검빛경마 냉막한 인상이다. 백발을 늘어뜨리고 주름진 얼굴에 날카로운 눈빛을 지녔다. ㄱ검빛경마 고개를 들어 이쪽을 바라본다. 열리는 입. 진득한 살기가 그 목소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누군지 궁금한가. 내가 백검천마 종리굉이다.” ㄱ검빛경마 “!!” 압도적인 기도. ㄱ검빛경마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이라도 되는 듯 누구하나 미동할 수 없게 만드는 힘 앞에 매화검수 하운조차도 앞으로 나서지 못한다. 백검천마. ㄱ검빛경마 그도 그럴 만하다. 백검천마의 이름은 그야말로 무겁기 그지없었으니. 사해에 떨쳤던 악명(惡名) 전대의 거마(巨魔)로서 그 잔혹한 손속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자비함에 무림 공적으로 선포된 지 수십 년이다. ㄱ검빛경마 하운이나 청풍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강호에 자자했던 고수로 백검문(白劍門)이라는 좌도문파를 이끌면서 수많은 살업을 쌓았다. 게다가 그 무공도 고절하기 짝이 없어 구파의 장로들을 훨씬 상회 한다고 알려져 있는 자였다. ㄱ검빛경마 ‘이런 자가.......!’ 백검천마 종리굉이 매화검수 하운을 비롯하여 제자들을 하나 씩 쳐다보았다. ㄱ검빛경마 무시무시한 시선. 죽음의 환상을 보여줄 것 같은 막강한 살의(殺意) 앞에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 ㄱ검빛경마 촤악 하고 자전검을 휘둘러 묻어있던 화산제자의 선혈(鮮血)을 뿌려낸 종리굉.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하나다. 다음은 누굴까. 기다려라. 한 놈씩 죽여주마.” ㄱ검빛경마 한 마디를 남기더니 그대로 몸을 돌린다. 등을 보인다? ㄱ검빛경마 사라질 요량인가. 그렇다. ㄱ검빛경마 순식간에 푹 꺼지듯 풀숲 사이로 없어져 버린다. “무슨.......!” ㄱ검빛경마 한 사람씩 죽인다고 했다. 다시 오겠다는 이야기. ㄱ검빛경마 충격적인 첫 공격과 당혹스런 퇴장. 이 경악스런 사태를 믿기 어렵다. 그러나 처참하게 죽은 제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분명한 실재(實在)였다. ㄱ검빛경마 이글이글 끓고 있는 마음에 하운이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명령을 내렸다. “전진........추격한다.” ㄱ검빛경마 추격. 누구를 쫓나. ㄱ검빛경마 물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