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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 |
| 김영팔 | (2005-12-11 20:55:29, Hit : 1251, Vote :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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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자유월남 육군 소위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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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 20. 미국에 살고 있는 사위와 딸 그리고 손녀를 만나보고, 서울로 돌아오는 아시아나 항공기 안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함께 앉은 어느 베트남인과의 대화가, 13시간 동안 비행시간의 지루함을 잊게 하였습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이곳에 올립니다.
대체로 긴 문장은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음으로,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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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어린 청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희생양이 되어 느린 듯 빠르게 흘러 보낸 그의 눈물겨운 반평생!
이제 50고개를 갓 넘은 그의 얼굴에는 30여 년의 고된 그의 삶이 녹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분명 하느님의 보살핌을 받은 행운아였다.
전선에 투입
18세의 월남 청년 Tran Van Rang 군은
1972년 여름 월남전이 한창 막바지에 다다를 때 군에 입대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그는 이왕 군에 입대할 바에는 장교로 입대할 것을 결심, 청운의 뜻을 품고 장교 양성 교육기관에 입교하였다.
이 장교 양성 교육기관에서는 2년간의 교육을 이수한 후에 임관을 하게 되어있으나, 그는 그 당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 9개월간의 단기교육만으로 1973. 7. 소위로 임관하였다.
젊고, 패기 왕성한 신임 소위들은 오직 조국을 구하겠다는 신념만으로 휴가도 없이 곧바로 최전선에 보병 소대장으로 투입되었다.
부상
소대장으로 많은 전투에 투입되어 사력을 다해 전투에 임했으나 전세는 계속 불리하였다.
격전이 벌어지던 어느 한 전투에서 그의 중대장이 전사하였고, 대대장의 구두명령에 의하여 1974. 7. 보병 중대장으로 보직을 받아 4개 소대장을 진두지휘하며,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한 목숨 아깝지 않다는 각오로 모든 전투에 임했다.
중위 진급 시기도 지났으나 진급명령도, 중대장 보직명령도 받아보지 못할 정도의 다급한 전시 상황이었다. 그는 중대장이라는 직책에 따라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 진급명령도, 보직 명령도 그 어떤 안이하고 형식적인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다. 오직 위기에 처한 내 조국을 건져야 한다는 충정뿐이었다.
사실은 패망 1년 전부터 상급부대의 지휘 및 행정체계는 이미 마비되었고, 전국적인 상황을 모르는 말단 전투 단위에서만 열심히 전투에 임했다.
그러던 중 1975. 1. 월맹군과의 치열한 공방전에서 그는 적탄이 대퇴부를 관통하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월남 패망
전세가 악화되어 군 병원이 월맹군에게 점령당하였다. 점령당하기 전에 입원환자 후송 등의 조치는
전혀 없었으며 기간요원만 후퇴하였다.
그 당시 기동이 가능한 환자는 스스로 기간요원을 따라 후퇴하였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포로가 되었다.
포로가 된 월남군 입원 환자는 전원 메트레스도 없는 허름한 창고에 집단 수용되었다. 대신 병상에는 월맹군 환자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1975. 4. 월남이 완전 패망하게 되자 창고에 수용되었던 월남군 환자는 자가 치료 차 강제로 퇴원, 귀가 조치되었다.
창고에 집단 수용되어 귀가조치 때까지 약 한 달 동안 군의관 및 간호장교가 한 번도 방문한 바 없으며, 상처 부위 치료 한 번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 한 달 동안 많은 환자들이 그곳에서 죽어 갔다.
교전 당시 중상을 입은 그는 천우신조로 죽지 않고 살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자신에 대한 약속은 절망 속 긴 고통을 견디게 해 준 힘이 되었다. 만약 1주일 정도만 늦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해 그곳에서 한 맺힌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수감생활
중상을 입은 그는 귀가하여 정보요원의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부모님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겨우 기동이 가능하기 까지는 약 3년의 세월이 흘렀다.
만 3년이 되던 1978년, 완치되면 다시 오겠다던 정보요원에게 체포되어 고통스러운 수감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용소에는 월남 정부의 공무원, 교수, 정보요원, 경찰관 및 군 장교 및 하사관 출신 등으로 약 6,000여명이 함께 있었다.
수감생활 중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전범재판을 받아 잔인하게 총살을 당하고, 강제 노역에 시달리며 병사자와 아사자가 속출하였다.
견디다 못해 탈출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났으며 적발 시에는 그 자리에서 즉각 사살되었다. 많은 동료들이 탈출을 시도하였으며 그 중 몇 사람이 성공했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살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다리 부상으로 기동이 부자유스러워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부자유스러운 신체적 조건 때문에 비교적 온순한 수용소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만 10년만인 1988년 수용소에서 석방되어 귀가조치를 받았다. 수용소에 있는 동안 굶주림과 핍박 속에 그의 체중은 70kg이 40kg으로 줄었었다.
수용소 생활
피골이 상접되어 살아 돌아온 아들을 맞은 부모님은 지극 정성으로 잘 보살펴주었다. 그 덕분에 약 2,3개
월 후에는 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 그러자 부모님께서 전 재산을 털어 1,500불을 장만하여 주었으며 그는 이 돈으로 어렵게 월맹 땅을 탈출하는 배에 승선할 수가 있었다.
그 배 한 척에는 126명이 타고 있었으며 모두가 비밀 점 조직으로 알선자에 의하여 승선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가 누구인지, 무엇을 했는지, 어디서 살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공산 월맹 땅을 탈출해야 하겠다는 신념 이외에는.....
자유를 찾아 공포의 탈출1주일간의 항해로 모두가 기진맥진하였으며 풍랑과 거센 파도에 밀려 익사 직전에 말레이시아 해군에 의하여 기적적으로 구조되었고 곧이어 refugee camp(난민 수용소)에 수용되었다.
바로 그시기에 88올림픽이 한국에서 개최되어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에 온통 들떠 있었다. 그 이면에는 동족간의 살육을 피하여 수많은 월남 사람들이 탈출하다 바다에서 월맹군에게 검거되어 현장에서 사살되며, 또 수많은 사람들이 거센 파도와 풍랑에 익사하고 있었다.
이 수용소는 말레이시아의 어느 조그마한 섬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미국의 지원 아래 운영되고 있었고 약 20,000명이 수용되어 있었다. 이러한 수용소가 이곳 이외에도 필리핀, 태국 등에도 있었다.
철조망 밖을 일체 나갈 수 없는 수용소 생활 만 5년 만인 1993년 미국으로 이송되었다. 대부분 인원이 미국으로 이송되었지만 그 중 호주, 독일 등으로 이송된 사람도 있었다.
월남정부에 의하여 월남의 자유 수호를 위해 함께 싸웠던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군대를 월남에서 완전 철수토록 하였다.
한국군도 1973년 월남에서 철수하였다.
그 후 2년을 채 못 넘기고 월남은 패망하였다.
패망 후 수많은 월남 사람들이 자기 이웃과 동족에 의하여 처참하게 학살당했다.
그리고 일부는 탈출하다가 바다에서 익사하였다.
자유월남의 패망, 이것이 누구의 책임이냐?
진정 미국의 책임이냐?
결코 그렇지 않다.
월남정부 위정자들의 책임이다.
돌이켜 보면 1988년 세계는 올림픽으로 축제분위기였다
그동안 동남아 조그마한 월맹 땅에서는 수많은 보트피플이 처절히 죽어가고 있었다.
이웃한 인접국가에서도 그들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였다.
심지어 동맹국이었던 한국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적인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옛 동맹국의 의리로 자유를 찾아 월맹을 탈출하는 월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러 나라에 refugee camp를 자비로 설치 운영하였다.
그리고 그 많은 보트피풀을 인도주의와 인류애로 미국에서는 받아들였다.
이러한 정신이 오늘날 세계를 리드하는 일등국가 미국의 원동력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미국으로 이송되기를 희망하였다.
미국 생활
그는 희망대로 미국에 이송되어 영주권을 받았으며 직장과 교육의 기회를 얻어 컴퓨타 교육을 받았고 고급인력으로 그에 맞는 좋은 직장에 근무하며 성실히 보람찬 삶을 살았다.
그리고 6년 후인 1999년도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그 이듬해인 2000년, 처음으로 월남에 계시는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엘 갔을 때 지역 정보요원의 심문을 받았다. 이제는 패망 월남인이 아닌 그는 떳떳한 미국시민으로서 자유스럽게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1978년 수감시설로 자기를 압송한 정보요원을 만났으며 그는 직위가 높아진 듯 하였고 상상외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현재 그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L.A.에 방 3개인 큰 집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독신으로 살고 있다.
이번 고향 방문은 4번째 방문으로 늦었지만 결혼 상대를 구하기 위한 방문이라 한다.
그는 분명 하느님이 보살펴준 행운아이었다.
미국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오늘의 윤택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내 남은 여생은 미국시민으로서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안겨준 미국이란 나라에 보답하면서 미국을 위하여 헌신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노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인천 공항에서 헤어지기 직전,
그는 나에게
“당신은 월남전에서의 전우이며 동맹국의 장교이었기에 특별히 이야기 한다.”하면서
한국의 국가 안보에 대해 “최근 한국 정부의 민족주의, 조국통일, 외세배척, 한미동맹의 흠집 등등의 반미친북 정책이 1970년도 당시 자유월남의 국가 정책과 정말 유사하다.”라고 귀띔하면서
“자유월남의 전처를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일러주었다.
끝
서투른 영어 실력으로 주인공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분명 실존 인물이며 정확한 그의 인적사항을 필자는 알고 있으나, 그의 신분보장을 위하여 그리고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2005. 11. 25.
김영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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